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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글쓰기

풋사과 같은 사랑이라니(시)

안녕하세요! 오늘은 '첫사랑'을 주제로 시 한 편 투척합니다.

 

 


풋사과 같은 사랑이라니

 

어린 날 과수원에서 봤던 연초록빛 사과
어른들은 너를 풋사과라고 불렀다

고개를 위로 젖혀야 보이던
분명한 초록빛의 사과

그때까지 사과는 모두 새빨간 줄로만 알았지

재촉하는 어른들의 말소리에
서툰 발걸음으로 받침대에 올라
나는 조심스레 손을 뻗었지만

어미 가지를 꼬옥 붙잡고 있는
갈색빛 가느다란 의지가
손아귀의 힘을 풀으라고
자꾸만 속삭였다

낙엽을 몇 번이나 마주했을까
어른이 되어서야 알게 된 건
너도 한 송이 새초롬한 장미꽃이었다는 사실

어쩌면 더 달아지고 싶었을까
강렬한 선홍빛 옷으로 한껏 뽐내고 싶었을까 

작은 나의 마음이
따듯한 감싸임으로 기억되었길

서툴렀던 발걸음이
다가오는 설레임으로 느껴졌길

풋사과 같은 사랑이라니,

 

어린 날의 그대도 

풋사과 같은 사랑이었어라

 

 


 

원래는 산문을 쓰고 싶었는데, 시간도 없고 스토리가 너무 구체적이면 블로그에 올리기가 애매하기에, 시를 썼어요~!

첫사랑에 관한 생각을 하다 보니 풋풋하고 여물지 않은 초록빛 사과가 떠올랐습니다! 서투름에 상처받지 않았길 바라며, 그리고 서투름을 알기에 조심스러웠게 행동했던 마음이 지금 생각했을 때는 더욱 풋풋하고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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