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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글쓰기

여름 바람(시)

여름 내음이 스민 공기가 코끝을 맴돌아서

 

가볍게 떨어지는 발걸음이 바닥보다는 앞을 향해서

 

두 눈은 잔잔한 색깔만을 응시하고

선선한 바람 소리만이 귓가로 들려올 무렵부터는

 

커버린 마음이 자꾸만 뒤를 돌아본다

 

그저 서 있었던 장소를 기억하고

마음에 닿았던 손길을 추억하면

그걸로 꿈 한 자락이 지나가버린다

 

답지 않게 시원한 이 여름 바람이

고되었던 기억마저 바라게 만들면

 

남는 것은 선선한 마음밖에 없다

 

아스팔트 끝에 펄럭이는 저 나무가

잔가지가 아니라 잎을 떨어뜨릴 무렵에도

 

새로운 향기에 무뎌지지 않고 꼿꼿하기를

우리가 우리로 있었던 시간에 따스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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